공정거래위원회의 돼지고기 납품가격 담합 제재 발표 직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가 돼지고기 재고 조사에 나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한돈산업 안팎에서 혼선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가격 또는 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9개 육가공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31억6,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가운데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제재는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발생한 거래에 대한 조사 결과로, 대형마트 납품 과정에서 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문제는 공정위 발표 직후 농식품부가 “돼지고기·계란 등 시장 교란 행위 현장 점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부터 입니다. 농식품부는 돼지고기 가공육의 주요 원료인 뒷다리살(후지) 가격 상승과 관련해 일부 업체가 과도한 재고를 장기간 보유하며 가격 상승을 유도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며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표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몇 년 전 발생한 담합 사건과 현재 시장 점검이 인과관계 없이 연결돼 보이면서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제재한 사건은 과거 거래에 대한 것이고 현재 시장 상황과는 별개인데, 두 발표가 이어지면서 마치 지금도 업체들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재고 역시 유통 계획에 따라 일정 물량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를 단순히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보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육가공업체들은 통상 한 달가량의 물량을 재고로 보유하면서 대형 유통업체나 식품회사 등에 납품 일정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업계에서는 냉동 재고를 과도하게 보유하는 것은 보관비 부담이 크고 냉동육 가격이 생육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재고를 쌓아두는 구조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한돈농가에서도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됩니다. 최근 ASF 등 가축질병 확산과 사료비·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돈가까지 하락하며 농가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최근 돈가 흐름을 보면 전년 대비 약 6.7% 하락하며 돼지고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돈산업 관계자는 “지금은 가축질병 대응과 생산비 상승으로 농가들이 이미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가 정당한 유통 판매 활동까지 시장 교란처럼 보이게 하는 정책 메시지를 내는 것은 산업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농식품부가 해야 할 일은 한돈산업의 안정과 농가 경영을 지원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농식품부는 현재 운영 중인 유통구조 점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축산물 가격 구조를 분석하고 있으며, 오는 5월 말까지 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근선 기자(pigpeople100@gmail.com)


































